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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캠퍼스식물] 깨달음의 나무 - 두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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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나무 - 두충

 

  동의마당에 키 큰 나무 두 그루가 있다. 은행나무들 사이에서 키는 비슷하고 잎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이 나무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나무를 처음 본 것은 아마도 학교에 다니면서 봤을 것 같다. 하지만 이 나무의 이름을 알기까지는 꽤 오랜시간이 걸렸다. 꽃도 찾아보기 힘들고, 열매도 특이하게 생겼다. 잎은 우리가 흔히 보는 나뭇잎과 별로 다르지도 않고, 특징을 알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흔한듯 하면서도 쉽게 보지 못했던 궁금증이 많았던 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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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줄기는 회색에 가깝고, 잎은 약 15cm 정도 되며, 열매는 10월인 이맘때쯤 볼 수 있는데 긴 타원형이며 날개가 있어서 바람에 쉽게 날아갈 수 있게 생겼다. 열매나 잎을 자르면 하얀색의 섬유질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나무를 열심히 관찰하고 도감에서 찾아본 결과 두충과(Eucommiaceae)의 두충(Eucommia ulmoides Oliv.)인 것을 알게 되었다.
두충과에는 두충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식물과 비교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두충과 비슷한 식물들은 중국, 유럽, 미국 등지에서 화석으로 발견 되는데 이들은 신생대 초기인 팔레오세부터 마이오세에 걸쳐서 6종이 있었고, 지금은 우리가 볼 수 있는 두충 하나만이 남아있다.
남아있는 두충의 원산지는 중국이지만 야생상태의 두층은 이미 없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지금 볼거나 약재로 사용되는 두충은 거의 재배를 통해서 명맥이 이어지고 있어서 자연상태의 두충종류의 나무는 거의 사라져 멸종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두충이라는 이름은 옛날에 두중(杜仲)이라는 사람이 이 나무로 차를 마시고 깨우침을 얻게 되어 그 후부터 두충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졌다고 한다. 원산이 중국인만큼 우리나라에서도 두충이라고 사용하였으나 한문으로는 杜仲(두중)이라고 쓴다. 또 다른 이름으로는 나무껍질에 실 같은 투명한 섬유질이 많아서 목면(木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 티백(tea bag) 차가 처음 들와 왔을 때 다양한 종류의 차가 만들어진 적이 있다. 지금도 남아 있는 대표적인 녹차나 둥굴레차와 함께 이 두충차가 인기 있는 차중에 하나였을 때가 있다. 지금은 티백 두충차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지만 처음에는 둥굴레차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차 종류였다. 수요가 많다보니 두충을 재배하는 농가도 꽤 많이 있었다. 지금도 가끔 산을 다니다보면 울창한 숲인데 같은키의 같은 두께의 나무들이 빽빽하게 관리도 안 된채 자라고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는데 대부분 이 두충의 재배지이고, 지금은 경제성이 떨어져서 방치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대단위로 나무를 심어서 재배를 하고 경제성이 없어서 방치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편치 못하다.
두충의 효과는 혈압강하, 항노화, 콜레스테롤강하, 항염, 진정, 진통, 면역 조절, 혈액응고, 자궁수축, 항알레르기, 항균작용 등이 보고되었다. 또 한편에서는 정력증진 기능도 있다고 한다. 두충에는 Geniposidic acid (제니포시딕 산)이 있는데 이 성분은 두충과 치자나무(Gardenia jasminoides J.Ellis)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를 연구하여 항스트레스 조성물에 대한 건강식품 조성물에 대한 특허도 있다. 
두충차는 두충나무 껍질을 4월에서 6월 중순 사이에 채취한 후 말려서 사용한다. 이때 실같은 섬유질을 제거하기 위하여 얇게 썰어서 술로 촉촉이 적시어 실같은 것이 없어질 때까지 볶아서 쓴다. 주로 차로 마시는데 맛은 약간 달면서 매운 맛이 살짝 느껴진다. 두충차는 약간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증상으로 부종, 코피, 혈변, 구토가 발생하는데 이것은 몸이 호전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명현작용이라고 한다. 하지만 한의사나 의사의 조언없이 개인적 판단에 맞기는 것은 매우 위험 할 수 있을 것 같다.
동의마당을 지나가 두충이 어떤나무인지 찾아서 열매나 잎을 잘라보면 섬유질이 나오는 것을 확인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나무인지는 사자상의 꼬리 방향이 그 힌트를 주고 있다.

경희대학교 자연사박물관 학예연구사 안범철

<이 글은 경희대학교 대학주보에 연재되었던 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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