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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캠퍼스식물] 이제는 보호해야하는 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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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보호해야하는 참나무

  학교에 있는 나무를 조금만 유심히 관찰하였다면 2~3년 전부터 어떤 나무에 노란색이나 갈색의 띠를 두루고 있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우연히 어떤 학생들의 이 띠에 대한 이야기를 엿듣게 되었다. 한 학생이 자신 있게 저 띠는 나무가 겨울에 추울까봐 둘러놓은 것이라고 하였고, 다른 학생은 그럼 왜 다른 나무는 안 두르고 몇몇 나무만 둘렀느냐며 또 질문을 하였다. 그에 처음 이야기 한 학생은 자신 있게 이야기했다 “돈이 없나보지...” 이때 알지도 못하는 학생들에게 다가가서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미친 사람 취급받을 것 같아서 조용히 지나가야만 했었다. 그 띠는 겨울을 제외한 모든 계절에 두르고 있기 때문에 추위를 방지해주는 기능은 아니다. 나무에게 추위를 대비하기 위한 것은 짚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리고 다른 나무에는 없고 몇몇 나무에만 있는데 그 나무들은 모두 참나무과[Fagaceae] 참나무속[Quercus]에 속하는 나무들이다. 그럼 왜 참나무과에 속한 몇몇 나무에만 비닐을 둘러 놓았을까? 그 이유는 조금 가까이 가서 보면 비닐에 여러 가지 곤충이나 벌레가 붙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비닐은  참나무시들음병을 옮기는 딱정벌레의 일종인 “광릉긴나무좀”을 잡기 위한 끈끈이가 이 띠의 정답이라 할 수 있다. 참나무시들음병은 참나무에서 사는 광름긴나무좀에 있는 Raffaelea속의 곰팡이가 원인이며, 산림과학원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원인은 기후변화에 의한 특정종의 이상증식으로 추측된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참나무시들음병에 걸려 많은 나무들이 말라서 죽었고, 우리학교에서도 일부 참나무 종류가 고사되기도 하였다. 현재 우리학교에 있는 대부분의 참나무에는 이 띠를 둘러서 참나무시들음병을 방제 하고 있다. 다시 생각하면 우리학교에서 띠를 두르고 있는 나무는 거의 대부분 참나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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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흔히 참나무라고 하는 것은 졸참나무, 갈참나무, 굴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루브라참나무 등을 통틀어서 말하는 것이다. “참나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나무는 없지만 일부는 상수리나무를 참나무라고 하기도 한다. 참나무의 열매를 도토리라고 하는데 우리가 먹는 도토리는 대부분 상수리나무 열매를 먹기 때문에 상수리나무를 도토리나무 또는 참나무라고 하기도 한다.
  이 참나무의 열매인 도토리는 청설모와 다람쥐의 중요한 먹이다. 언제부터 뉴스나 신문을 보면 숲속에 도토리를 사람들이 모두 갖고 가서 숲속에 살고 있는 동물들이 먹을 것이 없다는 소식을 접하였다. 이런 기사 내용이 우리학교도 예외는 아닌듯하다. 식물조사를 위해서 고황산을 다니다 보면 가방에 도토리를 한가득 담아서 내려오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학교구성원 같지는 않아 보이는 사람들이 학교에 있는 도토리를 주우러 다니는 것 같다. 교내에 많던 다람쥐나 청솔모가 요즘은 많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먹을 것이 없어진 것인지 참나무시들음병 때문에 개체수가 줄어든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바위틈을 뛰어다니는 다람쥐가 많이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사람은 도토리를 한가득 가지고 가도 도토리묵 한번정도 밖에 못 먹지만 다람쥐는 개체수가 줄어들 정도로 중요한 식량이 없어지는 것이다. 시장에 가면 좋은 품질의 도토리를 팔고 있는데 굳이 학교 뒷산의 도토리까지 가지고 갈 정도로 가난한 마음을 갖고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예전부터 참나무는 우리 주변에 많았으며 다양하게 활용되었다. 열매인 도토리는 먹었으며, 낙엽은 땔감으로 사용되었다. 나무는 숯이나 장작으로 많이 사용되었고, 농기구, 가구, 건축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 나무이다. 유럽에서는 Oak라고 하여 술통을 만들어 사용하며, 숲을 상징하는 나무이기도 하다. 유럽인들이 생각하는 참나무에 대한 생각을 “The Oak”[Alfred Tennyson(1809-1892)]라는 시로 대신 소개하고자 한다.

 

The Oak
              Alfred Tennyson

 

Live thy life,
Young and old, 
Like yon oak,
Bright in spring,
Living gold;

 

Summer-rich
Then; and then
Autumn-changed,
Soberer-hued
Gold again.

 

All his leaves
Fall'n at length,
Look, he stands,
Trunk and bough,
Naked strength.

참나무


인생을 살되
젊거나 늙거나
저 참나무처럼
봄엔 눈부신
황금빛으로,

 

여름엔 무성하고
그리고 그러고 나서
가을이 찾아오면
은근한 빛을 가진
황금으로 다시,

 

마침내 나뭇잎이
다 떨어진 그 때
보라, 벌거벗은 채
줄기와 가지
적나라한 그 힘

 

경희대학교 자연사박물관 학예연구사 안범철

<이 글은 경희대학교 대학주보에 연재되었던 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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