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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겨레] 뽀뽀하는 돌고래와 개…종 넘어선 ‘우정’ 어떻게 가능할까?

[애니멀피플] 서로 다른 종의 우정은 가능한가

어렸을 적 함께 놀았던 경험, 오랜만에 만나도 즐거워
고릴라와 고양이, 여우와 개까지…극명한 사례는 인간과 개


골든 리트리버 ‘거너’와 큰돌고래 ‘델타’가 ‘뽀뽀’를 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돌고래연구센터에서 거너가 새끼일 때부터 둘은 친구가 되었다. 돌고래연구센터 제공
골든 리트리버 ‘거너’와 큰돌고래 ‘델타’가 ‘뽀뽀’를 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돌고래연구센터에서 거너가 새끼일 때부터 둘은 친구가 되었다. 돌고래연구센터 제공


개와 돌고래가 뽀뽀하는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둘은 서로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떻게 둘은 ‘친구’가 되었을까?


이 이야기가 유명해진 건 지난 17일 트위터 아이디 ‘켄’이 골든리트리버 종의 개와 큰돌고래가 각각 코와 부리를 맞댄 사진을 올리면서다. 일주일이 지난 25일까지 130만번 리트윗되었다.


대체 둘이 어떤 사이이길래? 사람들이 궁금해 할 때, 미국 플로리다주의 돌고래연구센터에서 일하는 에밀리 파센타가 트윗을 올렸다.


“내가 같이 일했던 동료의 개와 돌고래 사진이에요. 거너(개)와 델타(돌고래)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절친’이네요!”



개 ‘거너’는 지금 4살, 돌고래 ‘델타’는 7살이다. 둘은 어떻게 친해졌을까? 과거의 사연이 지난 5월 제니퍼 마셜 블리클리가 동물들의 일화를 모아 쓴 책 <포버브즈>(Pawverbs)에 나와 있다.


이 책을 보면,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에서 동물학을 공부하고 돌고래연구센터에 들어온 메리 블랜톤의 이야기가 나온다. 사육사가 된 그녀는 돌고래가 너무 좋아서, 자신의 반려견 새끼였던 ‘거너’도 직장에 데려갔다.


거너도 돌고래에 매료된 듯했다. 돌고래가 헤엄치는 것을 바라보고, 돌고래를 따라 뛰어다녔다. 돌고래들도 거너에 익숙해졌다. 메리 블랜톤은 거너에게 사육사의 일 일부를 맡겼다. 행동풍부화의 일환으로 돌고래들에게 장난감을 가지고 놀게 하는데, 놀이가 끝났을 때 돌고래에게서 장난감을 가져오도록 한 것이다. 


델타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거너. 돌고래연구센터 제공
델타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거너. 돌고래연구센터 제공


돌고래 가운데 ‘델타'가 거너와 호흡이 잘 맞았다. 처음엔 멀리 떨어져서 관심을 보였지만, 나중에는 가까이서 눈을 맞추었다.


거너가 장난감을 가져가면, 델타는 거너에게 짖으라는 듯 고개를 내밀었다. 나중에는 둘이 너무 친해져서, 델타가 머리를 내밀면 거너가 다가가 자신의 얼굴을 접촉하며 ‘뽀뽀’를 했다고 한다. 이번에 사진으로 찍혀 퍼진 장면과 같은 행동이다.
메리 블랜톤은 두 동물의 행동이 교육이 될 것 같아, 자기 아들을 연구센터에 자주 데려갔다고 한다. 서로 다른 종인 돌고래와 개 그리고 사람이 친구가 되었다고 이 책의 지은이는 평한다.


그리고 6년이 흘렀다. 처음 뽀뽀를 할 때 거너는 불과 두 달 된 새끼였지만, 지금은 어느덧 중년인 7살이 되었다. 돌고래 델타는 당시 4살이었고 지금은 10살이다. 둘은 오랜만에 만나 또 뽀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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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을 넘어선 우정이 가능할까?
자연의 세계는 약육강식의 원리만 작동하는 건 아니다. 과학적으로 ‘우정'을 정의하기는 힘들지만, 전통적인 농장의 오리, 닭, 개들은 물론 야생에서도 다른 종 사이에 해치지 않고 친근하게 구는 경우를 확인할 수 있다. 침팬지 사회에 들어가 연구를 한 제인 구달, 고릴라 사회에 들어간 다이앤 포시 등 인간이 야생동물 무리에서 인정을 받은 경우도 있다. 


고양이 ‘올볼’을 안고 있는 고릴라 ‘코코’의 모습이 1985년 1월 <내셔널지오그래픽>의 표지 사진으로 실렸다.
양이 ‘올볼’을 안고 있는 고릴라 ‘코코’의 모습이 1985년 1월 <내셔널지오그래픽>의 표지 사진으로 실렸다.


또 하나 유명한 사례는 말하는 고릴라 ‘코코’와 고양이 ‘올볼’이다. 코코는 미국의 한 연구기관에서 수화를 배운 고릴라였는데, 13살 때 생일 선물로 새끼 고양이를 선물 받았다. 당시 이를 보도한 <로스앤젤레스 타임즈> 1985년 1월 10일 치 기사를 보면, 이 새끼 고양이는 어미가 키우기를 거부해, 한 달 된 나이에 코코에게 왔다. 코코는 올볼을 쓰다듬곤 했고, 올볼은 마치 사람에게 안긴 듯이 행동했다는 증언이 나온다. 둘의 관계에 대해 과학적 연구가 진행된 건 아니지만, 코코는 올볼이 죽었을 때 슬퍼했다고 알려졌다.


진화생물학자들은 기본적으로 개체 간의 관계가 상호주의에 입각한다고 본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인간과 개, 인간과 고양이다. 인간이 반려동물에게 감정적 이득을 얻고, 그들은 보살핌을 얻는다. 야생동물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코요테와 오소리는 땅다람쥐를 사냥하면서 서로 이득을 얻고 이 과정에서 신뢰나 연대감을 쌓는다. 


서로 다른 종이 어떻게 우정을 쌓는지는 수수께끼인 부분이 많다. 이것을 완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선, 개가 인간에게 어떻게 길들여졌는지 탐구해야 한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한다. 클립아트이미지 코리아 제공
서로 다른 종이 어떻게 우정을 쌓는지는 수수께끼인 부분이 많다. 이것을 완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선, 개가 인간에게 어떻게 길들여졌는지 탐구해야 한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한다. 클립아트이미지 코리아 제공


두 개체가 함께 놀거나 감정을 교류하면서 우정이 쌓일 수 있다. 세계적인 동물행동학자 마크 베코프는 2015년 12월 미국 매체 <애틀란틱>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집에서 여우를 임시 보호한 경험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때 여우는 베코프가 키우는 반려견과 “좋은 친구가 되었다”. 둘은 장난을 치고, 함께 잤다. 한 번은 베코프가 여우를 사육 상자 안에 넣자, 개는 낑낑거리며 여우 앞에서 울어댔다. 밤에는 울타리를 쳐서 여우를 개에게서 떼어놓자, 여우는 울타리를 갉아대며 그의 친구 옆으로 가려고 했다고 베코프는 회상했다.


2012년 로버트 세이파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학술지 <심리학 리뷰>에 실은 ‘우정의 진화적 기원’이라는 논문에서 “우정(friendship)이라는 용어를 동물에 적용한다고 해서 그것이 의인화가 아니다. 많은 연구에서 동물들이 타자와의 관계를 인식하고 행동함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친족 관계뿐만 아니라 별 관계가 없는 사이에서도 우정은 형성된다. 협력 과정에서 생기기도 하고 과거의 경험, 감정 등이 작용해 쌓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우정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다른 종 사이에서도 이뤄질 수 있다.


한편, 경희대학교 자연사박물관에서는 다양한 표본을 전시하고 있어 기사를 참고하여 방문하면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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