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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아사이언스] 현생인류 유럽 진출 예상보다 더 일렀다…4만5000년 전후 생활도구 발굴
불가리아 베이초 키로 동굴에서 발굴된 석기다. 1~3, 5~7은 날카롭게 끝을 벼린 돌칼 및 그 조각이고, 8은 가장 긴 돌칼이다. 4는 뼈로 만든 것과 비슷한 장신구로 사암을 깎아 만들었다.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제공
불가리아 베이초 키로 동굴에서 발굴된 석기다. 1~3, 5~7은 날카롭게 끝을 벼린 돌칼 및 그 조각이고, 8은 가장 긴 돌칼이다. 4는 뼈로 만든 것과 비슷한 장신구로 사암을 깎아 만들었다.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제공

유럽 대륙에 현생인류(호모사피엔스)가 처음 도착한 시점이 기존 추정보다 이른 4만5000년 전 이전이라는 사실이 유럽과 미국 연구팀의 고인류학 및 고고학 연구 결과 밝혀졌다. 함께 발견된 날카로운 돌칼과 뼈로 만든 장신구 일부의 경우, 네안데르탈인의 작품과 비슷해 과거에는 네안데르탈인이 만든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번에 유럽에 진출한 초기 현생인류의 작품으로 새롭게 밝혀졌다. 연구팀은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교류한 흔적이 문화적 흔적이라고 주장했다.


장자크 휴블린 독일 막스플랑크진화인류학연구소장팀은 불가리아 국립고고학박물관, 미국 뉴욕대팀과 공동으로 2015년 불가리아 베이초 키로 동굴에서 발굴된 고인류 화석과 유적을 재발굴한 뒤 이 같은 사실을 밝혀 국제학술지 ‘네이처’ 및 ‘네이처 생태진화’ 12일자에 발표했다.


현생인류는 약 30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탄생한 뒤 8만~11만 년 전 사이에 아라비아 반도를 통해 아프리카 밖으로 이동한 뒤 서쪽으로는 아시아 대륙으로, 동쪽으로는 유럽으로 퍼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바다를 따라 빠르게 확산한 아시아와 달리 유럽은 혹독한 환경 탓에 상대적으로 확산이 늦어 4만 년 전 이후에나 현생인류가 도착했을 것으로 추정돼 왔다. 하지만 정확한 확산 연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동굴 맨 아래 지층 부근에서 수천 개의 동물뼈와 일곱 구의 인류 뼈 및 치아 화석, 석기, 뼈를 이용해 만든 도구와 장신구를 발굴했다. 이 가운데 인류 화석은 치아 한 개를 제외하고는 심하게 부서져 있어서 형태를 통해 종을 식별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치아 형태를 통해 종을 식별하는 한편, 물질의 질량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질량분석기를 이용해 뼈의 콜라겐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서열을 복원하는 기술을 활용했다. 종별로 아미노산 서열이 조금씩 다르므로, 질량분석기를 통해 측정하면 질량도 조금씩 다르다. 이 차이를 이용해 종을 추정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일곱 개의 인류 화석 속에서 미토콘드리아 DNA를 추출해 해독해 역시 종을 파악했다. 여기에 질량분석기로 동위원소비를 측정하는 방법과, 방사성탄소동위원소 측정법으로 지층의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화석의 생존 연대까지 측정했다.


그 결과 화석의 주인공이 약 4만3650~4만6940년 전에 살던 현생인류(호모사피엔스)라는 사실을 밝혔다. 현생인류가 유럽에 처음 진출한 연대가 최소 수천 년 앞당겨진 것이다. 또 유럽 대륙에 첫 현생인류가 등장한 이후 네안데르탈인이 사라지기 전까지 공존이 가능했던 기간이 최소 수천 년 있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다. 유럽과 시베리아 등에 퍼져 살던 네안데르탈인은 4만~2만8000년 전 사이 어느 시점에 지구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현생인류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다만 7명의 화석 가운데 3명의 화석이 현재의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에 거주하는 현대인의 유전형과 비슷해, 화석의 주인공들이 현대 유럽인들의 직접적인 조상은 아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베이초 키로 동굴을 발굴하는 모습이다.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제공
연구팀이 베이초 키로 동굴을 발굴하는 모습이다.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제공

연구팀은 함께 출토된 유물도 분석했다. 동물은 바이슨(들소)과 사슴이 많았으며 모두 도축의 흔적을 보이고 있었다. 일부는 뼈를 갈아 날카롭게 만든 도구로 쓰였고, 일부는 장신구로 만들어졌다. 이들 장식품 중 일부는 다른 지역의 네안데르탈인 유적지에서 발굴된 적이 있어, 그 동안 네안데르탈인의 작품으로 여겨졌다. 지오프 스미스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연구원은 “특히 동굴곰 치아로 만든 목걸이 장식은 서유럽 네안데르탈인이 만든 장신구와 매우 비슷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로 현생인류도 이들과 비슷한 작품을 만들었으며, 나아가 오히려 현생인류가 먼저 만들어 네안데르탈인에게 전파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샤라 베일리 뉴욕대 인류학과 교수는 “이들 ‘현대적인’ 작품들은 현생인류가 만들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네안데르탈인 유적지에서 발굴한 작품과 비슷한 것은 이 두 집단 사이의 교류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크리스 스트링거 영국 자연사박물관 교수는 12일 트위터에 발표한 논평에서 “현생인류가 네안데르탈인에게 영향을 미쳐 장신구 등을 만들게 했을 수도 있지만 네안데르탈은 이번에 연구한 4만5000년 전 이전에도 독수리 발톱이나 조개 등을 이용해 장신구를 만들었다”며 ”반드시 현생인류가 네안데르탈인에게 전파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희대학교 자연사박물관에서는 다양한 표본을 전시하고 있어 기사를 참고하여 방문하면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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